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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이야기

오늘의 소소한 수업 이야기 : 저 곧 50입니다. 살려주세요.

허리 디스크를 가지고 있는 겁많은 “나이제 곧50”

젊을 때 (30대) 스키장에서 겁없던 때 보드 묘기를 부리다가 허리를 심하게 다치신 회원님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금은 뭐...운동하는데 큰무리는 없어보인다.

화.목 18:00 고정수업 오늘도 어김없이 런닝머신을 걷고 계시는 회원님.

내가 저 멀리서 머리를 빼꼼 내밀고,
“이제 수업 시작하시죠?”

항상 저기서 회원님을 부른다.


“엇? 언제 오셨습니까? 안계시길래 런닝만 타고 가려고 했는데...”
(항상 17:30에 홍보를 나갔다가 들어오기 때문에 내가 수업을 까먹었을 거라고 절.대.적으로 생각하고 이야기 하신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 하십니까? 시간 엄수!!내려오세요ㅋㅋㅋㅋ언넝”

“인바디 측정하고 싶다고 하셨죠? 분명 근육량 평균치 이상 나옵니다. “
“에이~말도 안됩니닼ㅋㅋㅋㅋ”
지난주에 회원님이 인바디 요청을 했었다.

삑 삑 삑- (인바디 소리)
띠로링~ 지이이잉~ (용지배출)

근육량 38kgㅋㅋㅋㅋㅋ아는사람은 알겠지만, 키178정도에 이정도 근육량은 평균 이상이다. 심지어 체지방량도 조금 초과된 정도.

회원님 눈이 동그래지고 놀란 목소리로
“이럴리가 없는데??.....코치님 이거 기계가 고장난거 같습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리와요! 운동합시다”
질질 끌려감.....용지에서 여전히 눈을 못 뗌ㅋㅋ

“오늘도 스쿼트 입니다. 오늘은 12kg까지 들어볼 거에요”
덤벨을 가리키며,

놀람 “예?! 코치님 저 컨디션이 안좋은 것 같습니다. 하체가 약해서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

“약하니까 더 무거운 걸 드셔야죠!”
(미소)

“생각해보니 허벅지가 강합니다(?)”

“그럼20kg 콜??ㅋㅋㅋ”

“..............하시죠...” 12kg을 가리키며,

말싸움 절대 상대가 안되는데도 항상 저러심ㅋㅋㅋ

“자! 맨몸으로 일단 20개 하시죠!”

“끄흐아악! 헉헉”
(엄살)

앞에서 5kg들고 있는 나를보며, 허탈한 웃음ㅋㅋㅋㅋ

7kg...

10kg...
“끄아아악 어어컼! 하앍하앍 하얽”

“자!이제 12kg 입니다”

놀람 ”예? 그게 무슨? 다 끝난거 아닙니까”

“12kg까지 든다고 했잖아요”

“3세트 하는거 아닙니까??”
(평소에는 맨몸 시쿼트 비포함 3세트만 했었다.)

“12kg까지라니깐요?ㅋㅋㅋㅋㅋ왜그래요?”

“저 이제 못할거 것 같습니다 허억허억”
12kg 덤벨을 강제로 쥐어주며, “자~시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푸시업 시작!”
“끄어어억!!!!”

“윗몸일으키기 시작!”
“꺼어어ㅓㄹㄲ넝럭어얽....살려주십시오”

“데드리프트 시작!!!”
“꾸어어ㅓㄹ얽”

“슈퍼맨 로우 시작!!!!!!!!”
“끄하아라아라강아ㅏ랅 아아악”

“고생하셨습니다 토닥토닥”

수업 확인지에 손을 부들거리며 싸인중...
“코치님 수업 전에 항상 싸인을 해야겠습니다. “
“왜요?”

“손이 부들거려 글씨가 잘 안써집니다.”
“열심히 했다는 증거죠 ㅋㅋㅋㅋㅋ (손가락으로 서명을 가리키며) 이날은 좀 덜 힘들었나 보네요”

ㅋㅋㅋㅋㅋ

힘겨운 50분 사투가 끝났다. 수업 때 마다 항상 이렇게 회원님과 투닥투닥 거린다.
디스크 때문에 허리가 안좋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그냥 엄살이 많으신건지....후자같은 느낌이 더....